청주의 숨은 보석, 부모산에서 보내는 하루
조용한 산, 조용한 나, 그리고 여유로운 시간
여행이라고 해서 꼭 멀리 떠나야만 하는 건 아니다.
사람이 붐비는 유명 관광지보다, 오히려 소박하고 조용한 자연 속에서 진짜 ‘쉼’을 얻을 수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은 충북 청주의 숨은 명산, **부모산(父母山)**을 소개해보려 한다.
처음에는 이름이 특이해서 눈길이 갔다.
'부모산'이라니, 무슨 사연이 있을까.
하지만 산을 오르면서, 이름보다 더 마음에 남는 건 이 산의 고요함과 정직함이었다.
📍 부모산, 어디에 있는 산일까?
부모산은 충북 청주시 상당구 남일면과 미원면의 경계에 위치한 산이다.
산세는 크지 않지만, 주변 풍경이 고즈넉하고 등산로가 잘 정비돼 있어 가벼운 산책부터 본격적인 등산까지 다양한 코스로 즐길 수 있는 것이 매력이다.
- 주소: 충청북도 청주시 상당구 남일면
- 해발 고도: 약 457m
- 등산 소요 시간: 왕복 약 2~3시간 (코스에 따라 다름)
- 주차: 부모산 등산로 입구 공터 주차 가능 (무료)
🏞 부모산, 이름에 담긴 이야기
‘부모산’이라는 이름에는 따뜻한 전설이 하나 깃들어 있다.
옛날 이 산 아래에 살던 한 자식이 부모님을 지극정성으로 모시다 돌아가셨고, 그를 기리기 위해 사람들이 이 산을 ‘부모산’이라 불렀다고 한다.
그 이야기를 들으니, 산의 풍경도 왠지 더 정겹고 포근하게 다가온다.
산속을 걷다 보면 곳곳에 효와 정성을 상징하는 표지판이나 돌탑, 소원비는 바위 등을 볼 수 있다.
🥾 부모산 등산 코스 안내
부모산 등산로는 난이도별로 여러 갈래로 나뉘어 있다. 그중 가장 인기 있는 코스는 용암사 입구에서 시작하는 코스다.
🟢 [가장 인기 있는 코스]
- 출발: 용암사 주차장
- 중간 경유: 전망바위 → 헬기장 → 정상
- 왕복 소요시간: 약 2시간~2시간 30분
- 난이도: 초중급자용 (경사 완만, 가족 단위도 가능)
코스 전체가 잘 닦여 있어 트레킹화 하나만 있으면 누구나 부담 없이 도전할 수 있다.
초입부는 완만한 흙길, 중간부터는 계단과 암반길이 조금 섞여 있어 단조롭지 않다.
중간중간 쉼터와 정자가 있어 쉬엄쉬엄 오르기에 좋고,
길 양 옆으로는 사시사철 다른 분위기를 풍기는 자연림이 펼쳐진다.
봄에는 진달래와 개나리가 흐드러지게 피고,
여름엔 시원한 나무 그늘이 반겨주며,
가을엔 낙엽이 붉은 융단처럼 깔려 걷는 재미를 더한다.
겨울엔 눈 덮인 풍경 속에서 고요한 사색이 가능하다.
🌄 정상에서의 풍경 – 청주가 한눈에
정상에 도착하면 탁 트인 전망이 펼쳐진다.
비록 해발 457m로 아주 높은 산은 아니지만, 청주시내 전경과 미원면 일대가 한눈에 들어오는 뷰는 가히 일품이다.
날씨가 맑은 날에는 멀리 월악산 능선까지도 어렴풋이 보일 정도로 시야가 좋다.
정상에는 정자 하나와 커다란 돌탑이 세워져 있다.
그 앞에 서서 바람을 맞으며 도시를 내려다보는 그 순간, 마치 내가 청주를 품은 듯한 기분이 든다.
간단한 김밥과 따뜻한 물병 하나 챙겨와 정상에서 먹는 것도 소소한 행복이다.
등산객끼리 나누는 “안녕하세요” 인사도 따뜻하고,
자리를 비켜주며 “사진 찍어드릴까요?”라고 건네는 말도 괜히 정겹다.
📷 사진 찍기 좋은 스팟
부모산은 비록 소박한 산이지만, 감성적인 사진을 남기기엔 꽤 괜찮은 포인트가 많다.
- 전망바위: 올라가는 길 중간, 커다란 바위 위에서 찍는 숲속 사진
- 정상 돌탑 옆 뷰: 청주시내를 배경으로 한 인생샷
- 가을 단풍길: 입구부터 중간 쉼터까지 이어지는 붉은 낙엽길
- 겨울 설경: 새하얀 눈 위에 발자국 하나 남기는 로맨틱한 한 컷
🧘♀️ 부모산에서의 느림과 쉼
부모산의 진짜 매력은 **‘시간이 느리게 흐른다’**는 점이다.
도심에서 차로 20~30분밖에 걸리지 않지만,
한 번 발을 들이면 도시의 소음은 사라지고,
풀벌레 소리, 바람 소리, 나뭇잎 흔들리는 소리만이 귓가를 맴돈다.
요즘 같이 정신없이 흘러가는 시대에,
이처럼 조용한 산길 하나 걷는 일이 얼마나 소중한 일인지 새삼 느낀다.
내가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
세상의 속도를 따라가지 않고 내 속도대로 걷는 산책.
그게 바로 부모산이 주는 힐링이다.
🍚 등산 후 근처 맛집 & 들러볼 곳
산행을 마치고 내려오면 슬슬 출출해지기 마련.
용암사 인근이나 상당구 시내 쪽으로 나가면 깔끔한 국밥집, 두부요리 전문점, 청국장 식당들이 모여 있다.
추천 코스:
- 부모산 등산 → 하산 후 청국장 식사
- 부모산 등산 → 청남대 or 상당산성 들러보기
부모산 – 청남대 – 청주시내 카페까지 하루 일정으로도 아주 만족스러운 청주 여행이 완성된다.
🧡 마무리하며 – “조용한 산, 조용한 나”
부모산은 유명한 산은 아니다.
화려하지도, 웅장하지도 않다.
하지만 그 조용함이, 그 단정함이,
등산객의 마음을 더 깊이 채워주는 산이다.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고 싶을 때,
마음이 어지럽고 생각이 많을 때,
‘혼자만의 시간’을 갖고 싶을 때,
가벼운 운동화에 물 한 병만 들고
이 산을 한 번 걸어보길 추천하고 싶다.
누군가를 위로하고 싶을 때,
나 자신을 다독이고 싶을 때,
부모산은 그저 묵묵히 그 자리에 서서
당신의 속도에 맞춰 걸어줄 것이다.
📌 여행 정보 요약
- 장소: 충북 청주시 상당구 남일면 / 미원면
- 산 높이: 457m
- 등산 난이도: 초중급
- 주차: 용암사 인근 공터 무료 주차 가능
- 소요시간: 왕복 약 2~3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