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도의 숨은 포토 명소, 근포땅굴에서 보낸 특별한 하루
“이런 곳이 왜 이제야 알려졌을까?”
경남 거제에 그렇게 자주 갔으면서도,
근포땅굴이라는 이름은 이번에 처음 들었다.
“거제에 예쁜 포토 스팟이 하나 있는데, 동굴에서 바다가 보이는 데야.”
친구가 툭 던진 말에 반신반의하면서도, 새로운 곳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곧바로 출발했다.
그렇게 찾게 된 근포땅굴.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건 그냥 ‘동굴’이 아니라, 시간과 공간이 멈춘 것 같은 아주 특별한 장소였다.
📍 위치 & 가는 길
근포땅굴은 경상남도 거제시 남부면 저구리에 위치해 있다.
거제도에서도 꽤 아래쪽, 거의 장사도 유람선 타는 근처에 위치해 있어서
운전해서 내려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해안도로가 펼쳐진다.
📌 네이버 지도에 **‘근포땅굴 포토존’**이라고 검색하면 정확히 나온다.
바다를 따라 달리다 보면 근포항 작은 포구 근처에 차를 세울 수 있는 공터가 있고,
그곳에서 도보로 약 5분 정도 걸으면 땅굴 입구가 나온다.
가는 길도 참 예뻤다.
바닷바람 솔솔 부는 산책로,
작은 몽돌해변,
그리고 하얀 바위와 푸른 바다가 맞닿은 길.
입구를 찾아가는 길 자체가 이미 힐링이었다.
🕳 근포땅굴, 그곳은 말 그대로 ‘사진이 되는 동굴’
처음 마주한 근포땅굴은 ‘입구’부터 독특했다.
너무 자연스럽게 바위 사이에 파여 있어서
“이게 진짜 동굴 맞아?” 싶었는데,
한 발 들어서자마자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동굴 너머로 보이는 바다.
그것도 푸른 액자처럼,
딱 그 동굴의 틀만큼 열려 있어서
프레임 안에 수평선이 쏙 들어간다.
“이거 실화야…?”
폰 카메라로 셔터를 눌렀는데,
모든 컷이 그냥 인생샷.
내가 찍었는데도 결과물이 너무 예뻐서 혼자 놀랄 정도였다.
💡 근포땅굴은 단순한 동굴이 아니었다
재밌는 건 이 동굴이 단순한 자연현상이 아니라는 점.
일제강점기 시절, 일본군이 포진지를 만들기 위해 파놓은 인공 동굴이라고 한다.
무려 1941년에 만들어졌다고 하니 벌써 80년이 넘은 공간이다.
그 당시엔 병사들이 숨거나 포를 숨기기 위한 목적이었겠지만,
지금은 여행자들이 자연과 역사를 동시에 마주할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 되어 있다.
동굴 안에는 H자 형태로 파여진 터널이 몇 개 연결돼 있다.
한 개만 있는 게 아니라 총 다섯 개의 동굴이 있고,
그 중 세 개 정도는 입장 가능하게 열려 있었다.
📸 인생샷 포인트는 여기!
가장 유명한 포인트는
동굴 끝에 걸터앉아 바다를 바라보는 장면이다.
햇살이 살짝 스며드는 오후 시간대,
실루엣으로 찍으면 그 자체로 무드 있는 사진이 완성된다.
나는 일부러 햇살이 비스듬히 들어오는 오후 3~4시쯤에 갔는데,
광량도 좋고 사람도 많지 않아서 여유롭게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 추천 포즈:
- 동굴 입구에 앉아 바다를 응시하는 컷
- 손을 뻗어 수평선을 가리키는 실루엣샷
- 연인끼리 혹은 친구끼리 뒷모습 투샷
삼각대 가져가면 더 좋고, 혼자 간다면 타이머 기능 필수!
🌿 동굴 바깥 풍경도 놓치지 말자
동굴에서 나와 뒤를 돌아보면 또 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잔잔한 해안선과 붉은 지붕의 작은 민가들,
그리고 저 멀리 낚시를 하는 현지 어르신들.
바다와 마을이 한 화면에 담기는 조용하고 소박한 풍경은
화려하진 않아도 마음을 편안하게 해줬다.
근처에 작은 몽돌해변이 있어서
조용히 돌멩이 위에 앉아 발 담그고 쉬는 시간도 참 좋았다.
🍴 근처 맛집, 먹는 것도 여행의 일부지!
사진 찍느라 정신없이 놀다 보니 출출했다.
근포땅굴에서 도보 10분 거리에 있는 **‘윤식당’**이라는 식당을 찾았는데,
진짜 말 그대로 숨은 보석이었다.
- 돌문어덮밥 (강력 추천)
- 물회 (야들야들, 신선 그 자체)
- 전복해물라면 (밥 말아먹으면 눈물 남)
주인분이 너무 친절하고, 관광지 물가 생각하면 가격도 착한 편.
거제는 언제 와도 먹는 재미는 확실한 것 같다.
☕ 마무리는 카페에서, 바다 보며 여운 즐기기
마지막으로 카페 하나 소개하자면,
근처 **‘매오로시’**라는 카페에서 소금빵과 커피 한 잔 마셨다.
카페 이름도 독특하고 분위기도 따뜻한 느낌.
바다 뷰가 잘 보이는 테이블도 있어서
찍은 사진 정리하면서 여유롭게 하루를 정리하기에 제격이었다.
🧡 마무리하며 – “이 순간을 오래 기억하고 싶다”
사실 근포땅굴은 SNS에서 살짝 본 적은 있었지만
이렇게 직접 가서, 바다를 품은 동굴을 마주하고, 사진을 남기고, 걷고, 바람을 느끼고 나니
그 공간이 단지 포토존 그 이상으로 다가왔다.
묘하게 조용하고, 또 아름답고,
무언가 잊고 있었던 ‘순간의 감정’을 다시 떠오르게 해주는 장소.
거제 여행을 계획 중이라면,
사람이 많지 않으면서도 특별한 추억을 남길 수 있는
근포땅굴을 꼭 코스로 넣어보시길!